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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변영숙
©시민기자 변영숙
누구에게는 친숙하고 익숙한 공간이, 누구에게는 딴 세상처럼 낯선 분위기와 놀라움을 선사하는 공간이 있다. 포천 송우리에 위치한 카페 ‘웅이나무카페’가 그렇다.
포천웅이나무카페는 말로만 듣던 임영웅의 ‘팬카페’이다. 정확하게는 임영웅의 찐팬이 운영하는 카페이다. 임영웅의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명소로 소문이 자자하며, 포천 ‘임영웅 성지 순례’지 중 한 곳이라고 한다.
©시민기자 변영숙
카페가 위치한 곳은 명성아파트와 상가가 포진해 있고, 뒤편으로는 태봉근린공원 공영주차장 공사가 한창이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자 온통 하늘색과 하얀색이 펼쳐졌다. 마치 이 세상에 두 가지 색만 존재하는 것처럼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푸른색과 흰색뿐이었다. 지중해의 푸르름을 연상시킨다.
실내에는 온통 임영웅이다. 임영웅을 테마로 한 다양한 굿즈들이 눈길을 끈다. 임영웅 컵, 시계, 엽서, 티셔츠, 텀블러, 키링, 사진액자, 가방, 자수, 액세서리용 목걸이까지 모두 하늘색이다. 임영웅의 다양한 활동을 담은 사진들도 만날 수 있다.
얼마나 이렇게 온통 임영웅일까. 이 정도면 임영웅 팬 중에서도 찐팬 중의 찐팬 인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민기자 변영숙
카페 안에는 60대 중년 여성 4-5명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모두 임영웅 팬이세요?” 라고 물으니, 여성분들의 얼굴에 여름철 버섯처럼 미소가 번졌다.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모양이다.
“네”
"임영웅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으세요?”
“딱히 뭐가 좋다고 말할 수도 없어요. 그냥 다 좋아요.”
노래도 좋고, 그냥 임영웅과 관련된 것이라면 무조건 좋다는 것이다. 임영웅은 좋겠다. 세상에 자신을 그렇게 무조건적으로 좋아해 주는 팬들이 전국에 이렇게 많으니 말이다. 힘들 때 팬을 생각하면 어떤 힘든 일도 다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웅이나무카페에 오면 누구나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다. 임영웅. 이름 석 자만 대면 된다. 어렵지 않게 행복을 충전할 수 있는 곳이다. 팬이 아니더라도도 ‘이색’적인 공간으로 한 번쯤 발걸음을 해 봐도 좋은 곳이다.
©시민기자 변영숙
“임영웅이 좋아서 포천으로 이사 왔어요.”
이제 막 50대에 접어든 여사장님은 마치 사춘기에 접어든 여학생이 짝사랑하는 남학생에 대해 이야기 하듯 수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원래 서울에 살았는데, 임영웅 팬이 된 후 모든 것을 정리하고 포천으로 이사 왔어요. 남편하고 아들하고 다 같이요. 남편은 지금도 서울로 출퇴근하고 있어요.”
“남편 분께서 반대하지 않으셨나요?”
“아뇨. 지금은 남편도 임영웅 팬이 되었어요.”
“전 임영웅 콘서트도 다 따라다녀요. 해외도 따라다녀요.”
“임영웅도 여기 와 보셨나요?”
“아뇨…. 오빠야~는 여기 카페가 있는 것도 모를 거에요. 이렇게 만든 카페가 전국 여러 곳에 있거든요.”
“오빠야가 이곳에 오면 다른 카페에서는 난리가 나요. 형평성 문제가 있어 쉽게 올 수 없죠. 질투가 장난 아니에요.”
“그냥 제가 좋아서 하는 거예요. 오빠야가 몰라도 돼요."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는 사람을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좋아할 수 있을까? ‘팬’의 세계를 처음 접한 나로서는 어리둥절했지만, 이렇게 순수한 열정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어떤 면에서는 부럽기도 했다.
“저희는 카페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해요. 일 년에 세 번 꼭 기부합니다. 임영웅 데뷔일, 생일, 그리고 성탄절, 이렇게 세 번이에요.”
“수익을 올리는 것도 좋지만, 임영웅 팬의 이름으로 지역 사회에 작게나마 선한 영향력을 주는 것이 보람됩니다.”
“혹시 다시 서울로 올라갈 계획은 없으세요?”
“아니요~”
“저는 죽을 때까지 임영웅 카페를 운영하면서 포천에서 살 거예요~”
임영웅은 현재 포천시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얼마 전 임영웅이 작은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었고, 그 불똥이 포천시에도 튄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포천시와 임영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으니, 서로 누가 되지 않는 관계가 되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