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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고 - 많은 눈도 대비 잘 하면 ‘축복’ 될 수 있다
2010-01-15 조회수 : 7846
금년 겨울철 한파와 폭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유럽, 북미지역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미국 동부지역에서는 연일 폭설과 한파로 7명이 사망하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유럽에서는 50~60㎝의 폭설과 영하 20℃의 한파로 80명이 사망했으며, 중국 베이징에서는 59년만의 폭설이 내렸다.
이러한 기상이변은 엘니뇨현상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상기상과 관련하여 회자되고 있는 엘니뇨현상이란 열대 동태평양과 중태평양 사이의 해수온도가 3~5년의 주기로 이상고온 현상을 보이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써, 특히 이번 겨울은 열대 중태평양의 고수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엘니뇨현상이 발생하면 우리나라의 겨울은 평년보다 따뜻해지는 경향을 보이면서 북쪽의 찬 공기와 만나 급작스런 기습한파와 폭설 등 각종 기상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태평양으로부터 따뜻한 남서기류가 우리나라 부근으로 들어오게 되고, 이 공기가 북서계절풍을 만들어내는 시베리아고기압의 찬 공기와 만나게 되면 강력한 눈구름이 형성되는 것이다. 또한 지리적으로 호남지방의 전면에 겨울철에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가 있기 때문에 호남지방은 대설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사후 분석적 측면에서 보면 예보가 간단해 보이지만 실상 현실로 들어가면 적설량의 예보는 쉽지 않다. 적설량의 예보를 위해서는 강수량이 얼마나 될지를 먼저 예측해야 한다. 그런데 작은 기온의 변화나 지형과 바람에 따라서도 강수량의 지역적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강수량의 예측이 정확히 되었다하더라도 강수량이 1mm 일 때 적설은 보통 1cm 정도가 되는데 눈이 건설이냐 습설이냐에 따라서 2~3배 차이가 나기도 한다. 게다가 예보의 가장 기초가 되는 눈의 관측은 더욱 난감하다. 기상레이더에서도 적설량을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적설의 관측은 완전자동화가 되지 않아서 사람이 관측을 해야 하는데 관측지점이 한정되다 보니 관측 자료도 많지 않다.
광주지방기상청이 관할하는 호남지방에는 광주를 포함하여 총 15개의 유인관측지점이 있지만 이로서는 적설관측 자료를 수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지자체 등의 방재기관과 협조하여 눈이 올 때면 매시간 적설관측을 하여 인근기상대로 통보하여 주도록 하는 위탁적설관측망을 총 35개소 구축하였다. 이들 관측지점 외에도 적설관측 사각지역을 보강하기 위해 14개소에 CCTV를 설치하는 등 겨울철 적설관측을 위해 총 64개소의 관측지점을 구축하였다.
대설 피해예방을 위해서는 정확한 예보가 물론 중요하지만, 신속한 기상정보의 전달로 사전에 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광주지방기상청은 방재유관기관 담당자들과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하였다. 대설특보가 발표될 때는 물론이고 대설특보가 발표되기 전이라도 대설의 가능성이 있을 때는 바로 전화나 단문자서비스(SMS)를 통하여 정보를 신속하게 전파한다. 소위 선제적(One Step Ahead) 기상정보 전파로써 눈이 오고 있는 상황과 앞으로의 기상전망에 대해 설명하여 미리 방재체제를 갖출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
대설로 인한 재해는 교통사고, 비닐하우스와 축사 시설물의 붕괴 등으로 이어져 그 손실이 막대하다. 하지만 시설물의 설치시 안전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눈의 하중에 충분히 버틸 수 있은 재질을 선택하고 눈이 잘 미끄러져 내리도록 설계하고, 대설특보 발표 시 사전에 교통안전대책을 강구하면 재난을 막을 수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곡창지대가 있는 호남지방에서는 한파와 폭설은 겨울가뭄 해소와 병충해 예방효과가 있어 한 해의 풍년을 기약하는 축복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비록 이번 겨울에 많은 눈이 온다하더라도 사전대비를 철저히 한다면, 내린 눈은 우리에게 축복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