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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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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 달콤 시원한 비빔국수 한 그릇
2011-06-08 조회수 : 4913

예전부터 국수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특히나 알싸하고 매콤 달콤한 비빔국수는 남녀노소 누구나 말만 들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친근한 음식일 것이다. 출처는 확실치 않으나 부대 앞에서 시작되었다는 김칫국물이 기본 베이스가 되는 김치말이 국수처럼 생긴 김치 비빔국수는 처음 맛본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국수 사랑의 시발점이 된 음식이다.
 
비빔국수도 여러 가지 버전이 있음은 당연한 일이다. 고추장양념에 마치 비빔냉면처럼 만들어 내 놓은 것도 있고, 어릴 적 어른들이 들에서 일하다가 드시던 투박한 김칫국물에 쓱쓱 말아 내온 비빔국수도 있다. 간장에 식초와 절임반찬들을 넣어 내놓는 비빔국수도 있었다. 오늘 먹으러 온 김칫국물이 기본이 된 김치말이 비빔국수(?)로 내 스스로 명명한 이 비빔국수는 김치와 매콤 달콤한 양념을 좋아하는 내 입맛에는 가장 안성맞춤인 국수되시겠다.

 

선단동에서 소흘읍 쪽으로 43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나오는 산두리 비빔국수는 커다란 간판의 글씨처럼 이곳이 본점이라고 한다. 이런 종류의 국수도 여러 형태가 있겠지만 나야 당연히 우리 동네에 있는 이 집을 최고로 생각하고 싶다. 맛이 갈 때마다 조금씩 업그레이드가 되는 느낌이 든다. 그런 이유라면 나보다 늦게 간 사람이 더 나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가 되니 아직 못 가본 분들은 아쉬워 하지 말기를…….

 

냉면집에 가면 나오는 육수를 다들 알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멸치국물이 육수로 나온다. 비빔국수 말고 메뉴에 자리 잡고 있는 잔치국수 때문에 만드는 육수인 것 같은데 얼마든지 리필이 되는 국물이지만 맛은 첫맛이나 마지막 맛이 변함없는 달콤 쌉쌀한 맛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육고기 국물보다는 멸치의 이 육수가 입에 더 맞는다. 부담 없고 친근한 육수맛 때문인지 몇 그릇을 계속 따라 먹다보면 다리가 자꾸 품을 팔아야 한다. 이 육수를 가지러 가야 하니까 말이다.

 

이 백김치를 보니 약간 화제가 옆으로 새게 되더라도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우리나라에 고추가 들어 온 것이 임진왜란 때 일본에 의해서니 이제 겨우 400년 정도 밖에 안 된 것이다. 그러면 대체 우리나라의 김치는 그전에 무슨 모양이었을까 당연히 위의 사진 같은 백김치였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김치 역사 2000년 동안 우리나라의 김치는 저런 모양이었는데 이젠 빨간 고추 양념의 김치가 우리의 김치모습의 전형이 된 것이다.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라고 우리나라 백김치는 이제 별로 볼 일이 없다. 이곳에서 만난 반가운 백김치는 예전 전통의 한 자락을 우연히 발견한 양 내 맘에 반가움과 기쁨으로 다가온다. 나 원 백김치 하나 놓고 무슨 사설이 그리 기냐고 할 이도 있겠지만 백김치를 볼 때 마다 하나씩 잊혀 가는 우리의 원래 모습이 약간은 안타깝다는 혼자만에 생각에 잠시 잠겨 보았다.
 

드디어 만나게 된 오늘의 주인공 김치말이 비빔국수 되시겠다. 밑에 깔린 저 국물에 모든 비밀이 숨어 있을 것이다. 약간은 달달하고 새콤하고 참기름도 들어갔나? 아무튼 성분에 관한 수많은 생각이 난무하게 되는 맛이 오묘하고 좋은 비빔국수이다. 면은 흔히 보이는 소면이 아니라 중면이다. 마치 투박한 시골 아낙의 솜씨가 배어 있는 듯한 느낌의 자연스런 국수라고 하겠다.

한입 성급하게 제대로 비비지도 않고 먹어 본다. 앞서 말한 대로 전보다 업그레이드 된 듯한 느낌의 맛이다. 손님도 전보다 많아 진 것 같기도 하고 맛이란게 사실 거의 객관적인 면이 있다. 내가 맛있다고 느끼면 남도 대부분 그렇다는 말이다.
 

생각 많이 하게 한 백김치와 한 번에 입안으로 넣어본다. 바로 이 맛이다. 후회 없는 선택에 후회 없는 맛이다. 사실 입맛이 없고 깔깔한 느낌에 뭘 먹어도 입안에서 자갈돌 씹는 느낌인 날이 있다. 나만 그런가? 아무튼 그런 날 그냥 생각 없이 왔다가 곱빼기 먹을 껄 하고 후회하게 만드는 집이다. 맛 좋다.
 
비빔국수처럼 서민적인 음식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맛은 그리 쉽게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흔하지만 가장 맛을 내기 어려운 음식이다. 우리 동네에 이런 꽤나 맛이 좋은 집이 있다는 것도 살면서 만나는 작은 행운이다.  

시민기자 이정식(wellth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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