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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최순자
깊고 깊은 가을이다. 순리에 따르며 순환하는 자연은 말없이 자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계절에 우리도 차분히 자신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하면서, 일상을 특별하게 분위기 연출할 방법을 배워두어도 좋을 성싶다.
ⓒ시민기자 최순자
지난 11월 중순, 포천시 교육지원과 주최로 ‘시민과 함께하는 월간 인문포천’이 호병골길 카페세그루에서 펼쳐졌다. 이번이 네 번째로 30여 명의 시민이 함께했다. 강사는 인간발달심리 전공자인 본 기자(최순자, 공명재학당)와 원예강사 권아름 님(아루플레르)이었다.
ⓒ시민기자 최순자
첫 번째 강연에서는 ‘나를 알고 행복에 이르는 길’에 대해 전했다. 두 번째 강연에서는 와인잔, 화분 받침대, 식물, 풍선 등을 활용하여 일상의 분위기를 조금 특별하게 연출할 방법을 시연하면서 알려줬다.
ⓒ시민기자 최순자
강연 전에는 피아노 엄영신, 바이올린 허지윤 님의 계절에 어울리는 ‘사랑의 인사’ ‘사랑의 슬픔’ 등 클래식이 연주됐다. 첫 번째 강연 후 본 기자가 편저자로 포천시 지원을 받아 출간한 생애구술사, 신교동 마을 한 권의 사람책 <세월 따라 흐르는 인생 이야기>를 마을 대표를 통해 인문도시 전체 그림을 그려가고 있는 교육지원과에 전달하기도 했다.
본 기사는 첫 번째 강연을 중심으로 작성하고자 한다. 최순자 강사는 인간발달학 관점에서 인생 초기, 특히 3세까지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졸저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에 추천사를 써 준 이시형 정신의학과전문의도 “생후 3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아이의 평생이 좌우된다.”라고 했다.
나를 안다는 것은 이 시기에 내가 어떤 양육환경에서 자랐는가와 관련 있다. 사랑받으며 따뜻한 환경에서 자랐다면, 내 속에 있는 내면 아이인 나는 편안하고 행복한 사람이라 볼 수 있다.
어린 시절에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자랐다면, 그건 내 잘못이 아니므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사랑할 필요가 있다. 또 그때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랑을 지금이라도 그 누군가를 통해 채워야 한다. 한편 나를 슬프게 했던 사람, 무섭게 했던 사람, 화나게 했던 사람을 만나 그때 왜 그랬는지 얘기를 듣고, 이해하고 내 안의 아이를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
편안하고 담담한 내가 되었을 때, 다른 사람과 관계를 잘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다. 84년간 인간의 행복 조건을 연구한 하버드대 심리학연구소 보고서에 의하면, 좋은 인간관계가 좋은 인생임을 전하고 있다.
또 하버드대 행복 연구 대상이기도 했던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국가가 당신에게 뭘 해줄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뭘 할 수 있는지 물으라.”라고 했듯이, 받기보다 주기를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한편 <꾸뻬 씨의 행복 여행>에서 첫 번째 행복의 비밀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하고 있듯이, 나답게 살아가면 된다.
일본에서는 취업 활동을 ‘슈카쯔(就活)’라 하는데,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활동도 ‘슈카쯔(終活)’라 한다. 취업 활동을 하듯 주변에 부담 주지 않기 위해 죽음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2010년경부터는 감사의 의미를 담아 생전 장례식을 하거나 유산을 정리하고 유언장이나 엔딩 노트를 쓰기도 한다. 이는 행복하게 삶을 잘 마무리하기 위한 과정이라 본다.
ⓒ시민기자 최순자
강사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신교동 마을에서 온 박일화 전 포천일고 교장은 “적성을 일찍 발견하고 자기만족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 관인 평화나무농장 김준권 대표는 "배우러 왔다."며 마이크를 옆에 있던 원혜덕 선생에게 넘겼다. 원 선생님은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정신분석학자 에릭 에릭슨은 생의 첫 단계에서는 욕구충족과 사랑받으므로 신뢰감을 갖는 것이라 했다. 인생 마지막 단계에서는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 ‘이만하면 괜찮다, 가치와 의미가 있었다.’라고 스스로 납득하는 ‘자아통합’이 중요하다고 봤다.
나를 알고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는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어린 시절의 나를 들여다보고 위로가 필요하면 위로를 통해 편안해지고 담담해져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면서, 타인을 배려하되 비교하지 말고, 삶의 마무리도 잘 준비하면 좋을 것이다. 그러다가 이 세상 떠나기 전 살아온 삶을 뒤돌아보고 ‘잘 살아왔다, 나름대로 가치 있고 의미 있게 살다 간다.’라고 할 수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리라 본다.
ⓒ시민기자 최순자
포천시 관계자는 “월간 인문포천을 통해 품격있는 인문도시를 구현하는 데 노력해 왔다. 내년에는 더 많은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라고 했다. 다양한 주제로 삶과 어우러진 인문학 향연을 기대한다.
네 번째 월간 인문포천 영상 ☞ https://www.youtube.com/live/2Tfxy16B-b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