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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기른 더덕 선물로 풍성한 저녁 식탁 만들기!
2021-01-05 조회수 : 3730

시민기자 이정식

모처럼 쉬고 있던 휴일 오후, 친한 동생이 전화를 했다. 줄 것이 있다고 오겠다는 것이었다. 신북면의 본가에서 농사를 짓는 동생은 간간이 이렇게 먹을거리를 갖다주는 살뜰한 친구였다. 이날 동생이 바리바리 싸 온 것은 바로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더덕이었다. 농사짓는 사람이야 자신이 먹을 더덕을 얼마든지 키울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우리네는 이런 더덕 얻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마트나 산정호수 같은 관광지에서도 구할 수는 있겠지만 어디 직접 기른 더덕만 하겠는가? 잊지 않고 손에 들고 온 동생의 마음 씀도 그렇고, 모처럼 쌉쌀한 더덕 맛을 제대로 보게 되었다는 약간의 흥분도 그렇고 코로나19로 위축된 기분이 한 번에 날아가 버리는 느낌이었다.

더덕은 먹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껍질을 잘 벗기고, 적당히 두드려 줄기를 바르게 편 뒤 양념을 발라 구워 먹는 것이 제일이다. 모르는 술집이나 식당에 갔을 때 더덕구이라는 메뉴가 있으면 꼭 시킬 만큼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한다. 아내와 함께 더덕을 손질하면서 과연 이 정도 양이면 한동안 먹을 수 있겠다며 우리는 애들 마냥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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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이정식

양념 더덕과 잘 어울리는 찌개는 바로 청국장일 것이다. 집에서 가끔 내가 해주는 청국장을 식구들이 여간 잘 먹는 것이 아니라서 이젠 우리 집 식탁의 단골 메뉴가 되었다. 이날도 냉장고를 뒤져보니 다행히 청국장 한 덩어리가 있었다. 잘된 일이었다. 청국장 역시 조리하는 사람 마음대로겠지만 나의 경우 일단 채소를 많이 넣자는 주의다. 이날은 마침 양배추도 보이기에 감자와 함께 집어넣었다. 양파도 넣고, 마늘도 넣고, 두부도 넣고 하이라이트 재료인 우렁이도 넣었다.

2ⓒ시민기자 이정식

간간한 맛을 위해 내가 선택하는 것은 소금이 아니라 새우젓이다. 새우젓을 찌개에 넣으면 깊은 맛이 나면서 고소하기까지 하다. 간장도 한 스푼 정도 넣고 끓이면 더욱 맛이 좋다. 거기에 약간의 매운맛을 위해 고추장을 살짝 넣는다. 어느 정도 끓었다 싶으면 드디어 주재료인 청국장을 마지막에 넣어 준다. 이래야 청국장의 몸에 좋은 미생물들이 죽지 않고 어느 정도 살아남아 있을 수 있단다. 불을 조절하며 약간 더 끓이다 파와 고춧가루를 고명처럼 얹으면 청국장도 완성이다.

전날 사 온 간장게장도 합류하니 이날의 밥상은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은 제대로 된 호사스러운 잔칫상이 되었다. 매일 이렇게 먹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더덕을 가지고 온 동생 덕에 모처럼 실력도 발휘하고, 식구들 모두 맛있게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3ⓒ시민기자 이정식

코로나19 때문에 밖으로 나가기 힘든 시기이기에 이렇게 집에서 저녁상을 받을 때가 많아졌다. 아마도 올해 우리 모두가 겪은 비슷한 상황과 풍경일 것이다. 식구들이 모두 둘러앉아 저녁을 먹는다는 점에선 나쁘지 않지만, 사회 전반에 여러 애로 사항을 생각하면 어서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맛난 더덕과 청국장을 먹으니 그래도 마음만큼은 부자가 된 것 같아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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